1백년 이상 사용해온 맹독성 살인가스인 염소가스를 대체할 수 있는 소독방식으로 현장용 차염발생장치가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미 부산시 상수도본부는 무격막식 차염발생장치를 명장정수장(2020년, 1일 19만 톤)에 설치하여 가동 중이다. 2년간 운영한 결과 운영관리가 간편하고 안전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최근 화명과 덕산정수장에도 설치하고자 했으나 아직은 실험단계에 있는 고농도 격막식 차염발생장치를 설치하고자하는 압력이 강해지면서 실무자들이 선호하는 무격막식 저농도 차염발생장치와 고농도 격막식 발생기를 두고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입찰시기를 다시금 연장했다.
2016년부터 3년간 물품선정위원회가 차염발생장치에 대해 평가하기도 했으며 용역을 통해 경제성과 안전성 등에서 무격막식 차염발생장치의 효과를 검증하기도 했다.
환경부는 상하수도분야의 저에너지 고효율 핵심기자재에 대한 처리기술개발을 위해 지능형 관리기술개발과 더불어 ‘정수장 저에너지 고농도 차염 소독장치 개발’을 핵심과제로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환경부는 바이러스 등 살균력 유지를 위해 저에너지 고농도(12%) 차아염소산 현장 제조 소독장치를 개발하기 위해 지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국고 78억 원(2022년 현재 56억 원 투자)을 투자하여 내구수명이 5년인 차염발생 격막식 전극을 개발하여 현장 제조 일체형 차염발생장치를 개발하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일체형 차염발생장치는 12%의 고농도 차염을 하루 96만 톤까지 주입이 가능한 시설로 수자원공사 수지정수장 실증시설을 구축했다고 발표했다.
국고를 투입한 차염발생장치는 미국 수입 장치와 대비하여 에너지효율을 40% 개선한 수처리장치로 미국산 수입제품은 생산 차염농도가 -10%이지만 개발제품은 12%이며, 소금사용량은 미국산은 2.5kg이지만 개발제품은 2.2kg, 전략사용량은 미국산은 5.5kwh이지만 개발품은 3.0kwh, 염소잔류효율은 미국산은 70-85%지만 개발품은 90%라고 개발품의 효과를 정의했다.
문제는 이 같은 고농도 차염발생장치는 화학물질안전관리법 관리대상에 포함되어 기존 염소소독장치와 별다른 차이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격막식 전극은 이미 10여년 이상 사용되어온 제품으로 락스와 같은 제조공장에서 안전시설을 갖춘 대규모 시설에서 사용하고 있다.
이 기술은 이미 10여 년 전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서 신규개발 사업으로 연구비를 지원하여 참여한바 있으나 결실을 거두지 못한 기술이지만 이번에 정부의 핵심과제로 선정되어 재도전한 기술이다.
서울시를 비롯한 국내 지자체들은 100년 이상 염소발생기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염소발생기는 고압가스안전관리법(산업통상자원부), 산업안전보건법(고용노동부)으로 관리되어 안전기사 확보 등 인력확보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 실상이다.
여기에다 2015년 신설된 화학물질관리법(환경부)을 적용하여 염소가스를 10톤 이상 저장 사용하는 모든 정수장은 장외영향성평가, 유해관리계획서 작성, 주민고지를 의무화함으로써 민원발생 요소가 매우 높다,
2020년부터는 산업안전보건법(고용노동부)상의 공정안전보고서(PSM)작성 대상 물질인 염소가스 규정량이 기존 20톤에서 1.5톤으로 강화‧확대 적용되어 전국의 모든 정수장이 화학물질관리법의 규제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법적준수기준에 따른 운영자의 과중한 업무증가 및 운영비용이 증가(대규모 정수장의 경우 연간 1억 원 이상의 비용이 증가)하고, 인근 지역주민들에게 염소가스의 위험성, 대피요령 등을 년 1회 이상 고지의무에 따른 민원증가 및 법적분쟁을 해소해야하는 것이 당면과제로 대두됐다.
수돗물 음용률이 낮은 원인중 주요 요인으로 소독 냄새가 민원사항인데, 이 같은 상황에서 염소가스가 고위험물 취급 시설이란 점까지 대두되면서 정부도 소독시스템을 개선하여 위생성과 안전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대두되었다. 향후 똑똑한 소비자들로부터 민원발생과 안정적 수돗물 공급측면에서 소독방식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질 전망이다.
이 같은 당면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환경부가 야심차게 발표한 고농도 차염 (농도10%,5%)은 사실상 위험물질로(2.5%이상) 규정되어 염소가스와 비슷한 위해방지시설과 가스안전기사 등 관련된 인원을 배치해야한다는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수돗물 처리공정에서 수도꼭지까지 대장균이나 수인성 전염병균 등의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서 수도법에서는 잔류염소농도를 평상시 0.1mg/kg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정수장에서 생산‧공급하는 수돗물을 최말단의 수요자까지 잔류염소농도를 기준대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배수관망에 체류시간이 길고 사용량이 적어 잔류염소가 현저히 감소할 경우 배수지 또는 배수관의 도중에 재염소소독설비가 필요한 것도 전국 지자체가 안고 있는 고민이다. 또한 수도꼭지까지 거리의 장‧단에 따라 잔류염소농도에 불균형이 생기는 경우에도 잔류염소농도를 균일하게하기 위하여 서울, 인천 등 일부 도시에서는 재염소 설비를 추진하고 있다.
재염소 소독설비는 일반적으로 인구밀집지역인근의 배수지나 가압장등에 설치되기 때문에 취급이 용이한 차아염소산나트륨(NaOCl, 이하 ‘차염’ 이라 함)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최근의 경향이다.
서울시의 2040 수도정비기본계획에서도 향후 배수지등 집 앞 가까운 데에서 최소의 살균으로 최대의 효과를 노리는 전략으로 설계되어있지만 소독방식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차염의 단점으로는 저장기간이 길수록 농도감소가 빠르게 진행되고 빈혈 유발물질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특성이 있으며, 원료인 소금의 품질과 기기장치에 따라 암 유발물질이 생성된다.
수처리제 차염은 빈혈 유발물질과 암 유발물질인 브로메이트(2종이 1종보다 8.3배), 클로레이트(2종이 5배)등의 위험성을 방지하기 위해 환경부는 수처리제 고시에서 1종 차염과 2종 차염으로 품질을 구분하여 규정하고 있다.(환경부 고시 제2017-190호 「수처리제의 기준과 규격 및 표시기준」)
차염의 농도가 2.5% 이상의 경우 환경부에서는 신규유독물질로 지정하였고, 이에 따라 화학물질관리법(이하 화관법이라 함)의 법적규제를 받게 행정예고를 하였다. 2024년 7월1일까지 차염 농도 2.5% 이상을 사용할 경우 화관법 제23조에 따라 화학사고예방계획서를 작성‧제출해야하고, 안전 관리자 선임 및 시설‧장비 등의 요건을 갖추어 허가를 받아야 사용할 수 있도록 행정예고를 하였다.
결국 환경부는 화학사고예방과 대치되는 고농도 차염 소독장치 개발을 핵심과제로 추진하고 있어 같은 부서에서 상반된 전략을 추진하는 모순을 안고 있다.
이 같은 위해요소를 해결하기 위해 차염발생장치에 대해 안전성을 확보하는 시설물을 추가로 설치해야한다.
부산시 상수도 관련 실무자들은 명장정수장에서 가동하고 있는 차염 설비로 추진해야 화학물질관리안전법에도 위배되지 않는다는 명확한 사업추진방향을 설계하고 추진하고자 했으나 고농도차염발생장치의 진입으로 격돌하고 있는 상태이다.
사업비에서도 고농도차염설비(안전시설 포함)가 무격막식차염발생장치보다 1.5배 고가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환경국제전략연구소 김동환박사는 “우리나라의 정수시설은 총 521개소이며 취수시설은 총 530개소에 이르며, 국가적으로 국내 정수장에 대한 소독방식의 전면적인 수술이 필요하다. 현 시스템처럼 정수장에서 소독을 하여 관말까지 장거리 이동은 결국 효율성보다 예산상 낭비가 심하고,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화학물질 안전에도 지자체가 위배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정수장에서는 최소의 소독시설을 하고 공급처와 가장 근접한 곳에 위치한 배수지등에서 소량의 소독을 함으로써 안전성과 위생성을 확보해야한다. 전국적으로도 수도정비기본계획에 배수지, 가압장 등 소독위치를 변경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담아야 하며 소독방식에 대한 기본방안이 조속히 마련되어야한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