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자체 과학기술정책 자문기구 설치 법으로 보장-과학논리보다 정치적 압박에 시달리는 한국

지자체도 과학기술정책 자문기구 설치할 수 있어

과학적 논리보다 정치적 압박과 지역논리에 휘말려

후진국형 연구기관 핵융합, 지질자원, 항공우주, 철도기술

중앙정부‧지자체에서 국가 과학기술 정책을 자문할 전문가가 속한 ‘과학기술전문 자문기구’를 설치할 수 있게 됐다.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국회 교육위원회, 비례대표)이 대표발의 한 ‘과학기술기본법’ 일부개정법률 안이 29일 원안대로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이로써 중앙행정기관의 장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과학기술전문 자문기구를 설치‧운영할 수 있고, 이에 대한 국가의 행정적‧재정적 지원이 가능하게 되었다

국회 조명희 의원은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과학적 근거에 기반 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과학기술 전문가의 자문을 구할 중앙정부의 지원이 부족했다”면서 “법통과를 계기로 정부와 지자체에서 과학기술전문 자문기구 운영을 통해 국가 과학기술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현행법은 과학기술기본계획과 지방과학기술진흥종합계획에 대한 국가와 지자체의 과학기술발전 중·장기 정책목표를 수립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중앙정부 및 지자체에서 사회·경제·문화 전반에 걸친 주요정책에 대한 의사결정과정을 할 때, 해당분야의 과학기술전문가가 포함되어있지 않아 의사 결정 과정의 합리성과 전문성을 제고할 방안을 도입할 필요가 있었다. 또한, 지자체장의 과학기술혁신 의지에 따라 과학기술발전에 대한 지역적 편차가 생기게 되며, 이러한 편차로 인한 피해는 국민들이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조 의원은 근거조항을 만들어 과학기술 자문기구들의 설치와 운영에 대해 국가차원의 전담인력과 경비 등 예산을 지원하여 지역 과학기술진흥 자문 기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했다.

국가적으로는 대통령 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가 있으며 지난 2021년이 30년을 맞았다. 우리나라는 과학적 논리보다 정치적 압박과 지역 정치논리에 휘둘려 과학기술 발전을 저해하는 등 연구 환경을 저해하고, 연구 현장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해양플랜트의 경우 시공능력은 세계 최고를 자랑하나, 설계부문은 현재까지 해양플랜트 기본설계실적이 전무하고, 기자재의 국산화율이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고부가가치영역인 설계분야는 프랑스 테크닙(Technip), 이탈리아의 사이펨(Saipem)과 같은 소수의 글로벌 엔지니어링 업체들이 독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현실은 우리나라의 과학전문 연구기관들이 후진국 형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는 상황에서도 잘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비율은 세계 최고 수준임에도 세계 학술평가기관인 ‘SIR 글로벌리포트 2019’를 분석한 결과, 국내 유일의 핵융합 전문연구기관인 국가핵융합연구소는 2016년 3,476위에서 2019년 5,872위로 2,396계단 급락했고 같은 기간 원자력 종합 연구개발기관인 한국원자력연구원은 2,456위에서 4,137위로 하락했다. 국내 정부출연연구소 중 세계 500위에 포함되는 연구기관은 단 한 곳도 없으며 그나마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 601위로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정부출연연구소의 평균 순위는 2,906위로 2016년 대비 92단계나 하락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연구기관인 지질자원, 항공우주, 과학기술, 생명공학, 에너지기술, 전자통신연구기관들이 ′16년보다 하락했으며 가장 많이 상승한 연구기관은 한국식품연구원(4256위-2189위), 한국한의학연구원(2931위-1671위), 기초과학지원연구원(2319위-1558위), 한국화학연구원(730위-676위)등이다. 후진국 형이라 할 수 있는 5000위 밖에서 맴도는 연구기관으로는 국가핵융합연구소 5872위(′16년-3476위), 한국지질자원연구원(5068위), 항공우주연구원(5516위),한국철도기술연구원 (6261위)등이다. 환경과 관련한 연구기관으로는 국립환경과학원, 한국환경연구원,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등이 있으나 이들 기관에 대한 SIR평가는 제외될 정도로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환경경영신문 www.ionestop.kr 서정원 기자)

<SIR 월드리포트 연구기관 논문 성과 세계순위>

(출처: SIR 월드리포트 2016, 2019)